디지털노마드의 삶, 해외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떠날 준비는 짐 정리가 가장 큰일

이제 나의 눈에는 모든 물건이 쓰레기로 보인다. 지금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사 왔던 모든 물건들이 이렇듯  한순간에 쓰레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과정에서 나의 소비방식은 버리는 것까지 감안하는 소비방식이 되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함부로 살 수가 없다)
게으름뱅이 우리 남편은 중고 판매를 떠나기 한 달 전부터 시작했다. 언제 다 팔고 다 주고 하냐고 불안감을 표현해도 다 팔면 된다며 천하태평이었다. 사실 나는 남편의 이런 한량 같고 여유만만한 모습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번엔 불안감이 최고치를 찍었다. 
걱정 말라는 그의 말에 잠자코 기다렸던 이유는 나름 열심히 팔고(?) 있다고 보였기 때문이다. 사고 싶은 사람에게 사야 하는 이유를 적절하게 설명하고 디테일한 장단점까지 친절하게 안내를 한다. 꼭 필요한 사람을 찾아내기란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중고 물건은 꼭 필요한 사람이 나타나면 가장 좋은 거래가 된다. 필요한 사람을 열심히 찾아서 성심성의껏 대응하는 남편은 중고 판매왕으로 등극할 것만 같은 믿음이 생겼다. 
우리는 쓰레기를 와장창 투척하고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로 작은 것 하나 버리지 않고 팔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짐을 정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그릇과 섬유로 만든 제품들이 가장 팔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물론, 시간을 여유 있게 갖고 팔면 팔리겠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꼭 필요한, 없으면 안 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쓸데없이 그릇이나 옷, 잡화 등을 사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중고 가격을 무조건 새 제품 가격의 10%에 맞췄다. 무료로 주고 싶은 것들도 있어서 올려봤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린 후 꼭 필요한 사람을 찾으려면 유료로 팔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공짜로 주면 아무리 좋은 물건을 줘도 공짜 물건이 되고 쉽게 버려질 것이 뻔했다.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판매하려는 이유가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니, 더욱더 유료로 판매해야 했다. 새 제품 가격의 10%는 사는 사람이 부담은 없지만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가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먼저 없어도 큰 불편 없는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공기청정기, 가습기, 책장, 책, 이어폰, 김치냉장고 등이 시작이었다. 그다음에는 없으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한 결과 침대, 식탁, TV, 스피커, 토스트기, 계란찜기, 온갖 그릇 등이 있었다. 이 물건들을 팔자 마자는 꽤 불편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굳이 필요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금세 적응했다. 그다음으로는 꼭 있어야 하지만 없어도 2-3일 정도는 참을 수 있는 것들을 팔았다.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전기포트, 거실 책상, 거실 의자 등이 그러했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어야만 했던, 꼭 써야 했던 물건들은 마지막 날까지 쓰고 처분하거나 짐에 챙겼다. 그것들은 이불, 베개, 수저, 그릇, 커튼, 작은 밥상, 과도, 빗자루, 치약, 칫솔, 비누, 시계와 같은 별것 아닌 물건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마지막까지 꼭 필요했던 그 물건들은 이곳 말레이시아에 와서는 가장 먼저 필요한 것들이 되었다. (슬프지만 다시 산 물건들이 꽤 있음) 이렇게 별것 아닌 물건들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물건들인 것이다. 

모든 살림을 처분하고 캐리어 3개와 이민가방 한 개에 담은 우리의 짐은 대부분 옷이나 신발이었다. 그리고 20% 정도가 수건, 화장품, 비누, 치약, 칫솔, 책, 충전기 등의 잡동사니였다. 캐리어 위에 얹어서 갈 보조가방과 등에 맨 노트북 가방이 더 있기는 했지만 크게 보면 가방 4개에 세 가족의 모든 살림이 들어가는 것이 성공했다. 심지어 남은 공간에 추가로 구입한 남편의 쇼핑 물건이 들어가기까지 했다. 세 가족이 확보한 비행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무게 120Kg을 넘지 않아 짐과 함께 떠나오는 게 가능했다.
나는 이 짐 정리 과정에서 우리가 갖고 있던 그 모든 물건들이 꼭 필요한 물건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마지막 네 개의 짐에도 불필요한 물건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놀랍다. 

이제 나는 대형 캐리어 하나에 들어갈 정도의 물건만 소유하고 살아가려고 한다. 
이 가볍고 단순한 행복감을 잃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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