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말레이시아가 좋은가

오늘은 일에 손이 잡히지 않는다. 마감이 없는 중요한 일은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지만 잠시 일에서 손을 놓기로 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내용을 좀 정리해 볼까 한다. 두리뭉실하게 “거기서 사니 좋냐?”라고 묻는 지인이 너무 많기에 언젠가는 답변을 잘 정리해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날씨

나는 정말 겨울을 싫어한다. 한국에 살 때 나는 겨울 내내 지하주차장이 없는 건물에 방문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차 없이 밖에 다니지 않았다. 차를 구입하기 전의 일상은 생각도 하기 싫은 정도로 추위에 치를 떤다. 따라서 내내 여름인 이곳의 날씨는 내게 완벽하다. 맑은 하늘과 따뜻한 공기는 내 삶의 만족도를 한없이 높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덥지 않냐고 묻던데 이곳 날씨가 한국 여름보다 절대 덥지 않다. 습하지도 않고 바람도 꽤 분다. 비도 어정쩡하게 오는 게 아니라 소나기가 멋지게 아주 짧은 텀으로 거의 비슷한 시간에 온다. 그래도 점심 전후에는 덥게 느낄 수밖에 없는데 해가 정말 뜨겁기 때문이다. 그 뜨거운 태양볕에 서있을 일이 없으니 내게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12~15시에 밖에 산책하고 다니는 게 아니라면 큰 문제가 없다.

영어 시험 볼 때 이런 비슷한 문장을 이해 못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간다.

[해가 쨍쨍해서 소풍을 취소했다.]

오전 시간에 바람이 솔솔 불면 봄 날씨처럼 느껴져서 자주 정원에서 커피 한잔을 한다. 해질 무렵엔 산책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인데 비가 오는 시간대만 피하면 된다. 카페테라스에서, 집 앞마당에서 1년 내내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건 내게 크나 큰 행복이다.

# 공기

한국에서 나는 만성 축농증, 남편과 아이는 비염으로 고생했었다. 잠자는 시간은 우리들에게 괴로운 시간으로 느껴지기도 했었고 겨울만 되면 서로 예민하게 굴기 일쑤였던 것 같다. 특히, 내가 힘들었는데 이유는 숨을 잘 못 쉬는 게 괴로운데 남편이 고치려면 입을 다물고 코로 숨 쉬어야 한다고 자꾸만 가르쳐서였다. 내 걱정에서 시작되는 안내이지만 숨 쉬는 게 힘든 상황에서 그 말을 듣는 건 가벼운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게다가 미세먼지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취소되는 유치원 등원 및 소풍, 나가 놀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은 지금의 코로나 사태보다 괴로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사람들을 피하면 되지만 그때는 밖에 아예 나가면 안 되는 거였으니.. (여기 MCO 기간은 밖에 나가지 못했지만 집 앞엔 나갔음)

여기 온 이후로 잠도 잘 자고 숨도 잘 쉬고 이비인후과 갈 일이 없다. 물론 말레이시아가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는 나라는 아니다. 더 깨끗한 나라는 얼마든지 있다. 내게 시한부 인생 인양 축농증을 해결 못하고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야 된다라고 말했던 의사 선생님은 스위스, 뉴질랜드 등을 알려줬었다.

말레이시아 공기가 쾌적하다고 할 수 없지만 병을 만들지는 않는 것이다.

# 물가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말레이시아 물가가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체감 물가는 정말 광범위하다. 예를 들어 일반 식사를 한 끼에 1-2천 원부터 만 오천 원까지 먹을 수 있다. 보통 현지인들은 3천 원 정도의 식사를 하는 것 같고 좀 비싸게 먹으면 5-6천 원이다. 우리 가족이 일반적인 외식을 하면 2-3만 원 정도 쓰는 것 같다. 한국보다는 저렴하게 식대를 지출하는 건 맞지만 평균으로 계산하면 70~80% 정도일 것이다. 집 렌트비도 서울과 KL을 비교하면 당연히 저렴하지만 이곳에는 월세만 있으니 한국과 비슷한 아파트 20-30평대를 원하면 월 60~150만 원 정도로 보면 된다. 음식이든 서비스든 집이든 한국과 비교해서 좋은 건 좋다고 정말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좋은 건 당연히 비싸지만 말도 안 되게 비싸다고 생각되는 차이는 못 느꼈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내가 원하는 커피든 식사든 서비스든 2-3배 넘게 받는 가게가 참 많았다. 그 돈을 내는 것이 가치에 비해 아깝지 않았었는데 여기에 살다 보니 합리적인 지불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레이시아 물가에 대해 비싸서 놀란 영역이 있긴 하다. 바로 사람이 능력으로 하는 모든 서비스.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 스포츠 레슨비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골프는 20분에, 테니스는 30분에 3만 원 넘고 피아노나 바이올린도 비슷하다. 커피도 빵도 핸드메이드 제품도 다 이 나라 물가에 비해 비싸게 느껴진다. 당연히 디자이너, 개발자 등 능력을 발휘하는 직업도 이 나라 물가에 비해 저평가되지 않는다.(이 나라에서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한건 아니라서 확실하게는 모른다ㅎ) 나는 이런 차이가 좋은 게 사람의 능력에 대한 가치평가를 한국보다 올바르게 한다고 생각한다.

# 사람

한국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내게 너무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이라 여기에서 좀 지낸다고 해서 그들만 한 사람들을 만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어를 유창하기 하기 전까지는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더욱 한국 친구나 지인들이 그리웠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생각과 마인드에 여러 차례 감탄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하려면 지인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던 주짓수 사장님은 그만큼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깊고 배신하지 않는 문화라고 했다. 그런 문화가 살아가면서 느껴진다. 따뜻한 이웃사촌과 다정한 지인들, 항상 밝게 대하고 배려해주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한층 이 나라가 좋아졌다.

가끔 대표나 관리직을 맡고 있는 한국분들이 말레이시아 분들의 업무태도나 능력을 운운하는 걸 들었지만 나의 비즈니스는 한국에서만 이루어지기에 아직 체감하지 못했다. 인터넷 설치나 집수리 기사들에게 느끼긴 했지만 내 일이 아니면 그냥 이해할 정도인 듯하다.

말레이시아 범죄 많고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지인들이 있어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진짜냐고 물어보면 진짜라고 하긴 한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다른데 우리가 사는 동네는 괜찮으니 걱정 말고 행복하라고 하더라.

# 문화

처음 한국을 떠날 때 독일에서 살아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전에 6개월만 말레이시아에서 놀기로 하고 왔는데 4개월 후 우리는 계획을 바꾸고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그 이유는 바로 다민족 국가라는 매력 때문이었다.

한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나는 사소한 차별에 숨이 막히곤 했다. 어떤 때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너무 잦아서 화가 날 정도로 싫기도 했는데 예를 들면 우리 아들의 머리 길이가 긴 것을 참견하는 말을 많이 듣는 경우가 그랬다. 그런데 이곳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토종 말레이시안과 인도계 말레이시안, 그리고 중국계 말레이시안이 다 같이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며 살고 있고 많은 외국인들이 그들 사이에 섞여서 사회가 돌아가고 있었다. 다민족 국가로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법을 만들어 오면서 사람들은 마음은 개방되었고 서로를 인정해 온 것 같다. 나는 우리 아이가 배워야 할 점은 영어도 아니고 수학도 아니고 [모두가 다르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다문화에 영향을 받는 것은 비단 아이뿐만이 아니다. 나와 남편 또한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만나는 사람들은 최소 4-5개국 또는 인종의 사람들이다. 우리는 외모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고 행동에 의아해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입는 것, 먹는 것, 행하는 것 모두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궁금해할 여력도 신기해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 사람을 보면 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말이다.

얼마 전, 남편과 싸우는 과정에서 어떤 비판을 받고 슬퍼하는 내게 아이가 말했다.

“아빠가 뭐라고 해도 괜찮아.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되니까. 아빠가 그렇게 말한다고 엄마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엄마가 생각하는 게 엄마지. 아빠랑 다르니까.”

# 교육

나는 다문화를 아이에게 겪게 해 주고 차별을 하지도 겪지도 않도록 환경을 최소화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저학년을 다니게 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부모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를 데리고 이 나라를 온다. 특히 다양한 국제학교와 합리적인 비용은 교육적으로 볼 때 크나 큰 메리트임이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외국인이 아니라서 들어가지 못하는 국제학교를 외국인 신분으로 보내기 위해 오는 것이기도 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우리는 외국인이니 국제학교를 갈 수 있다. 다만 말레이시아가 비용 대비 퀄리티가 좋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 국제학교가 많기 때문에 연 천만 원 정도부터 사천만 원 대까지 다양하다. 학교 수준에 따라 금액이 다르기도 하지만 꼭 비싸서 좋고 저렴해서 안 좋고 그렇지는 않다. 우리 아이를 처음에 고가의 국제학교에 보냈다가 살짝 낮춰서 옮겼는데 나는 바꾼 후가 더 마음에 든다. 영국식 교육시스템에서 미국식으로 옮겨서 내 스타일에 맞기도 하지만 비용 대비 큰 차이가 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1년 내내 사교육비 합쳐서 2-3천만 원 쓰는 것보다 온갖 예체능이나 다국어를 배우는 이곳 학교에 그 돈을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물론, 이곳에서도 중국어, 바이올린, 수영 등 온갖 레슨을 시키는 집들이 많은데 그러면 더욱 많은 돈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사교육을 멀리하고 아이가 학교 교육에 그대로 따라서 자라면 된다고 생각하는 집은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정도면 충분하니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 사업

나의 비즈니스는 한국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이곳의 실정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다만 다방면으로 관찰하고 신규 비즈니스 기획을 위해 시장조사를 한 결론으로는 비즈니스 기회가 꽤 많다고 판단했다. 실제 말레이시안 친구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과정과 결과를 봐도 긍정적인 결과의 비율이 높게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창의적이거나 부지런하지 않아서 이다. 경쟁을 심하게 하지 않는 문화이고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비즈니스 구축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분들이 여기에서 레스토랑만 하는 것 같아도 의외로 다방면의 사업활동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좋아하고 신뢰한다는 것은 사업활동에 크나 큰 장점이다.

아직 내가 깊이 있게 경험하지 못했고 여러 상황에 다르기도 하겠지만 창업학에서 배운 기준으로 볼 때 비즈니스 하기 쉬운 시장이라고 판단된다. 앞으로 더 많이 경험하면서 더 자세하게 파악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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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버리지 않는 정직한 사업활동을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