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부들이 이혼사유로 “성격차이”를 강조한다. 그만큼 성격차이는 모든 부부싸움의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그 성격차이의 문제가 부부 사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친구와 동거하거나 여행을 가면 성격차이에서 문제를 느낀다. 싸우지 않더라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동거와 여행은 일정기간 참으면 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해도 조용히 있을 수 있고 쌓아두고 있다가 폭발하는 일도 적다. 하지만 부부가 되어 “평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순간,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 듯한 마음에 두렵고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어 버린다. 결국, 한 두 번은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평생 참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많은 사실이 이해되고 평생 불행하게 살 수 없기에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의문을 던져 본다.
왜? 성격차이가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 어떤 사이에서도 발생하는 일인데.
“수경아, 이번에는 피카소 전시 보고 레스토랑 가서 저녁 먹자. 내가 분위기 좋은 곳 안내할게.”
우리들 부부 관계는 자주 만나는 건 아니지만 정기적인 만남을 갖게 되면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넷이 함께 하는 게 즐겁고 평온하다.
피카소의 걸작들을 보고 전시장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우리는 어떤 문제도 없는 행복한 두 커플이었다. 오늘은 왠지 어떤 대화를 하더라도 거리낌 없이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듯한 노랑 불빛의 조명과 묵직한 고가구로 꾸며진 레스토랑은 우리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스함에 추위가 싹 가신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찰 정도로 만족스러운 레스토랑이다. 의자가 꽤 커서 특이하다고 생각 드는 순간, 덩치 큰 철이에게는 작은 의자가 되는 것을 목격했다. 철이는 덩치와 말투, 태도 등 모든 면에서 듬직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조금 여성스럽고 철부지 같은 내 남편에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니야, 아니야, 애교 많고 재밌는 사람이 더 좋지. 암!’ 남편이 사랑스러운 이유에 대해 세뇌시키는 과정을 끝내고 나서 나는 입을 열었다.
“뭐 먹을래? 여러 가지 시켜서 나눠 먹을까?
“철이는 하나 먹고 안될 걸. 그래서 양식 못 먹으러 가잖아..”
수경이 말투가 약간 비꼬는 듯한 걸 보니 평소에 식생활이 맞지 않아 불만이 있기도 한가보다. 일상에서 가지고 있는 불만은 아무 순간에나 나오게 되고 말투나 행동에서 보이기 때문에 상대가 금세 기분 상한다. 결국 즐거운 대화법은 없어지고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은 관계가 되어간다. 수경이는 잘 참는 성격이지만 없던 일로 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이렇게 아무 때나 툴툴거리는 건, 참고 싶진 않은데 해결할 줄도 모르고 상대 탓만 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다.
이런 수경이의 마음은 언제나 무시당했을 것 같긴 하다.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는 수경이에게 철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한식 먹자고 했을 테니까.
철이는 큰 장애물이 없다면 자기의 것을 쟁취하는 사람이고, 수경이는 조그마한 장애물이 있을 확률이 느껴지기만 해도 포기하는 사람이다. 수경이는 이걸 ‘양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하지만 절대로 양보가 아니다. 양보는 자신이 희생했다고 생각하거나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수반되지 말아야 한다. 그냥 양보한 것으로 끝이 되어야 한다.
둘의 이런 차이는 어릴 때부터 자라온 환경에서 시작된다. 철이가 지금까지 경험해오면서 느낀 삶의 방식과 수경이의 삶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가치관, 인생관, 옮고 그름에 대한 기준, 감동적인 순간, 가슴 아픈 순간이 만들어졌다.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삶의 순환에서 뇌가 프로그래밍되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는 체 할까 봐 기다려줬다.
“수경아, 전부터 계속 성격차이로 철이랑 지내는 게 힘들다고 했지? 네가 생각하는 성격차이는 뭐야?”
“그냥.. 우린 너무 달라. 좋아하는 거나.. 대화도 안되고.”
철이에게도 물었지만 역시 침묵.
“사실 나는 궁금한 게 성격차이가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야. 나도 너랑 너무나 다르듯이 모든 인간은 다를 수밖에 없고, 자라온 과정에서 만들어진 성격은 절대 같을 수 없잖아? 똑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비슷한 사람을 찾는데 과연 비슷한 사람이 있는 걸까?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 비슷한 부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 될 것 같아. 그런데 재미있는 건 비슷한 부분은 찾으면 누구에게서나 찾을 수 있다는 거야. 단지 어떤 부분들이 비슷하냐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수는 있겠지. 예전에 원하는 이상형에 대한 정의했었던 거 기억나? 이 내용이 원하는 이상형과 좀 연결되는 내용이기도 해. 내가 원하는 이상형 3가지 조건을 제외하는 조건은 포기하라는 거였잖아? 그때 얘기했던 이상형 조건 3가지는 나와 같았으면 하는 부분이고, 포기해야 할 조건들은 나와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3가지 조건을 제외하고는 쿨하게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거지.”
“그래, 무슨 얘기인지는 알아. 그런데 스트레스받는데 어떻게 계속 참아?”
“노노노!! 참는다고 말하면 어떻게 해~ 넌 참는 게 아니야. 오히려 철이가 참는 거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를 문제아 취급을 하는 교만한 네 성격에 철이가 참아주고 있는 거야. 만약 말이야. 정말로 철이가 잘못하고 있어서 네가 힘든 것이 있다면 힘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네가 만들 수 있어.”
“아무리 얘기해도 설거지를 하나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데?”
“흠.. 수경아, 미안하지만 넌 지금 주제를 벗어났어. 성격차이는 상관없고 집안일을 안 하는 게 화가 나는 거야?”
“계속 얘기해도 안 하는 성격이 싫은 거야. 그러니까 성격차이를 말하는 거지..”
“답답하다. 둘이 직접 얘기해 봐. 철이 넌 설거지하라는데 왜 안 해?”
“아…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줄 몰랐어…”
철이가 둔한 남자인 거 분명하고, 수경이가 시끄럽게 굴지 않는 여자인 것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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