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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표현

“진리와 정의에 대한 높은 식견과 고매한 감정으로 나를 한없이 감회 시켰던 사람, 칭찬 한마디로 나를 무척이나 기쁘게 해주었던 사람, 그녀는 참으로 깊고 그윽한 지혜의 소유자였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나오는 아내를 찬양하는 문구이다. 머리말 부분 한 페이지나 아내에 대한 칭찬이 있다. 이 부분을 읽자마자 나는 크게 외쳤다. “아, 정말 감동이다!”

그런데 문장을 잘 보면 모두 과거형임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이 멋들어진 표현은 아내의 죽음 후에 작성된 글이다. 살아 생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면 존 스튜어트 밀처럼 표현하되, 상대가 알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해야 한다. 존 스튜어트 밀도 분명 아내의 앞에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남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국문화에 불만족스러운 점은 칭찬에 인색하다는 사실이다. 좋은 생각은 삼키고, 나쁜 생각은 전달하는 이상한 습관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칭찬을 많이 하면 자만한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조차도 칭찬에 목말라한다는 사실이다.

사랑의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서양의 문화 하고 다르게 우리나라는 사랑 표현에 인색하다. 그나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 정도는 잘 하지만 왜 사랑하는지, 왜 행복감이 드는지는 표현하지 않는다. 그리고 남성이 여성보다도 이런 표현에 서투른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남자들이 표현하지 않는 이런 문화를 선조 때부터 이어온 문화라고 생각한다.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다. 조선시대만 봐도 사랑의 시가 넘쳐난다. 몇 날 며칠 고민한 진정성 있는 문장으로 상대의 심금을 울렸다.

“너희 둘 다 워낙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서 걱정이야.”

수경이는 참 무뚝뚝한 여자다. 내 주위 모든 친구를 합쳐도 이런 스타일은 수경이뿐이다. 이런 모습이 든든하고 신뢰가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좋은 표현 정도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랜만에 만나서 밥을 사줬는데 맛있는지 맛없는지 말없이 그냥 먹고만 있으면 굉장히 궁금해진다. 나는 바로 물어보는 성격이라서 맛있냐고 물어보지만 대답을 들으면 기운이 빠진다. “음, 맛있네..” 정말 맛있는 거 맞는지 의심되는 상황.

이런 수경이지만 더 큰 문제는 남편 철이 까지 이런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이지만 옆에서 보면 한 40년을 살아온 노년 부부의 포스가 난다. 서로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좋은 관계에서 이런 분위기가 느껴지면 좋은 일이겠지만 이 부부는 그저 대화도 표현도 없기에 이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내 남편 충기씨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나를 “쩡아~”라고 부르는 내 남편은 내 얼굴이 부르트도록 뽀뽀세례를 하는 것이 일상이다. 나를 위해 춤도 춰주고, 큰 소리로 노래도 불러주곤 한다. 심지어 연애 때부터 나에게 놀아달라며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만화 둘리에서 둘리가 형아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쩡아, 가지 마. 나 하고 놀아~ 쩡이 없으면 난 싫어~ 나는 나는 쩡아가 너무 너무 좋단 말야~ (계속..)’

표현을 잘 못하고 쑥스러워하던 내가 이런 남편을 통해 많이 변해왔다. 충기씨의 표현능력은 우리 부부의 관계를 굉장히 돈독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행복한 부부관계에서 ‘표현’은 필수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이다.

“오늘은 고마운 일과 미안한 일을 생각하면서 표현하는 연습을 할 거야. 먼저 서로 고마운 점을 찾아서 얘기해 보자. 누가 먼저 할래?” 누가 먼저 나설 리가 없는데.. 나는 왜 마지막에 그런 질문을 했을까? 역시나 침묵이 흐른다.

“수경아, 너부터 하자. 오늘 철이한테 고마웠던 거 있는 거 떠올려서 얘기해봐.”

“꼭 내가 먼저 해야 해? 고마운 거 없는데.” 기운 빠지는 대답. 나는 왜 수경이에게 먼저 질문을 했을까? 날 지지하고 더 적극적으로 해주는 철이부터 시킬 걸.. 하고 후회하는데 수경이가 다시 말을 한다.

“음.. 오늘은 없는데 어제 쓰레기 갖다 버려준 거 고마웠어.”

“올커니! 그거야. 그래. 네가 요구하지 않았는데 철이가 알아서 해줘서 고마웠던 거지?”

“응. 알아서 다 정리해서 갖다 버리더라고.”

“그럼, 넌 그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말을 안 한 거야?”

“… 응.”

“이제는 그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해. 그럼, 철이는?”

“나는.. 짐 싸서 집으로 들어와 줘서 고마워.”

………….내가 다 눈물이 난다..

‘철아, 너희 부부가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내가 도울께.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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