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의 삶, 해외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독한 엄마라고 욕먹어도, 꿈꾸는 엄마로 살거다

우리 행복이가 태어난 지 벌써 17개월이 됐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일 힘든 건 내가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남편과 같은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라는 이유로 더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한다.
그 이유는 육체적인 노동과 함께 [불합리한 사회구조]로 인한 괴로움, [사회적 기준에 의한 엄마로써의 희생]의 압박까지 포함한다.
어쩌면 육체적인 노동이 제일 참기 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먼저 [불합리한 사회구조]가 어떤 건지 적어보자..

요즘 부모들은 손자 손녀 보는 건 좋아하지만 내내 돌보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건강한 신체와 부족함 없는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분명하다.
워킹맘들은 어린이집 이외에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
어린이집은 보통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아이를 받는다.
더 늦으면 우리 아이 혼자 있고 눈치보여서 더 맡길 수가 없다.
하여, 어린이집에 보내고 데려오는 일을 일반 직장인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일반 직장인인 남편은 보내는 것도 데려오는 것도 도와주지 못한다.
결국, 엄마들은 일을 그만두고 어린이집에 4-5시간을 보내면서 잠시 휴식후 육아에만 매달린다.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만 매달리는 엄마들의 아기는 일찍 데려가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호의적이다.
….
어린이집은 보통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아이를 받는다.
더 늦으면 우리 아이 혼자 있고 눈치보여서 더 맡길 수가 없다.
하여, 어린이집에 보내고 데려오는 일을 일반 직장인은 불가능하다.
……
악순환!!

이러한 [불합리한 사회적 구조]에 추가되는 [사회적 기준에 의한 엄마로써의 희생]에 대한 압박은 이렇다.
1. 출산 후 산후조리보다 모유수유가 더 중요하다. (2시간마다 젖 물리는 게 출산보다 힘들다..)
2. 6개월 이상은 모유수유를 해야 한다. (난 14개월동안 완모했지만..)
3. 1~2년 동안은 집에서 아기만 봐야 한다. (100일 때부터 어린이집 보내니 ‘불쌍하다’만 듣는다.)
4. 저녁에 어린 아기를 두고 놀러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2년 이상 친구와 밤에 수다떨고 논 적이 없다.)
5. 아기가 다치거나 울면 엄마 책임이다. (잘못에 대한 화살은 아빠말고 모두 엄마에게..)
6. 성장이 느려도 발달이 느려도 버릇이 나빠도 편식해도 엄마 탓이다. (사실 기준이 있지도 않다.)
7.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바빠도 아빠한테는 연락 안한다. (아빠가 데리러 가는 날 부탁해도 원래 안한단다.)

나는 위의 모든 상황을 타파하고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해결하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며 나를 존중해주는 남편을 만난 것이 정말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사회적인 구조와 고정관념에서 변하지 않는 사실은,
내가 훨씬 더 육아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남편의 육아는 ‘도움’이라는 개념에 포함되어 공로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하는 희생은 당연하고 아빠가 하는 희생은 감사한 일이 되는 문화.
이런 말을 하다보면 내가 나쁜 엄마(여자)로 비춰지는 것이 현실일 터!
나에 대해 조금만 두둔하자면,
나는 출산 후 100% 완모를 위해 피 터지는 아픔에서도 1주일간 참고 14개월까지 완모를 했다.
피부병으로 고생하다 1개월동안 준비하며 모유수유를 중단했다.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딱 하루 빼고는 단 하루도 아기 잠들 때 없었던 적이 없으며,
아기와 같이 있을 때는 어떤 일도 하지 않고 함께 하고 있다.

조금 두둔했으니 내가 지금까지 해온 악행(?)을 적어보겠다.
1. 80일 된 아기 데리고 중국 출장가기
2. 100일 전에 어린이집 보내기
3. 어린이집 보내고 한 달만에 7시간으로 늘리기
4. 저녁은 식당에서 해결하기
5. 6개월 때 보라카이 여행가기 
6. 6개월부터 유모차 태워 재우고 배드민턴 치러가기

서론이 길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략하다.
“나는 일도 취미도 열심히 하며 즐거운 삶을 살거다.”
행복이가 태어났고 엄마라는 이유로 내가 추구하는 삶을 바꾸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간다고 해서 행복이가 불행해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 자신이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삶을 이끌어 가느냐가 좋은 부모의 기본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이를 사랑하고 행복이를 위해 노력하며 살아갈 거지만, 무언가 포기하는 삶은 살지 않겠다는 거다.
나는 독한 엄마니까.

꿈꾸는 삶을 위해 독해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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