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자꾸만 집 앞 마트로 직행하는 아이. 이러다 버릇들겠다 싶어서 막았지만 막무가내인 아이와 아침부터 싸우고 싶지 않아 그냥 따라 갔다. 마트에 가면 아주머니 아저씨들에게 열심히 인사하고 꼭 한가지씩 계산대로 가져온다. 가장 자주 가지고 오는 것이 야쿠르트. 나는 한 번도 사준 적 없는 야쿠르트인데 가끔 어린이집에서 먹어서 그런지 너무 좋아한다. 오늘도 한국야쿠르트 한 묶음을 가지고 계산대로 온다. 먹지도 않는 쏘시지나 햄 같은 것을 들고오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산하라고 카드를 줬다.
단, 조건이 있다. “어린이집까지 너가 들고 가면 사줄께.”
흔쾌히 받아들인 후 결제를 한 행복이는 낑낑거리며 야쿠르트를 들고 출발한다. 나는 사주면서 여러 번 다짐했다. 절대 안들어주리라.
어린이집은 멀진 않지만 21개월 아이가 저 야쿠르트 묶음을 들고 가기엔 분명 힘든 거리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들어줄 엄마가 아니다.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무리 낑낑거리며 힘들어하고, 들어달라고 땡깡을 부려도 나는 도움이 되지 않으리.
역시다 중간 쯤 가서 힘들다고 찡찡거린다. 나는 그저 한마디 할 뿐. “그럼 버리고 가자.”
내 아들이지만 욕심가 굉장하다. 버리고 가자라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번쩍 들더니 열심히 걸어간다. 번외의 얘기지만 21개월이 되니 말을 모두 알아들어서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무엇이든 선택 시킬 수 있는 시기가 왔다는 사실이 나에겐 큰 기쁨이다. 요즘들어 내가 시작한 말이 “울지 말고 말을 해.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거야.”이다. 사실 아직은 말을 확실히 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어떤 형태로든 표현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단어만 말하던, 질문에 대답을 하던, 행동으로 보여주던 표현은 가능하다. 우는 것으로 해결하던 생활패턴을 이제는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쿠르트를 낑낑거리며 들고 간 행복이는 뿌듯한 표정으로 어린이집으로 들어갔다. 들고간 야쿠르트를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즐거워했을까?
요 며칠 집 앞 마트에 가지 않는 이유가 혹시 들고가기 힘들어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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